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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과 노년 인생
아름다운사회 | 등록일 : 2019-04-15
나무! 그것도 고목! 왠지 단어만 언급해도 숙연해진다. 신영복 님의 ‘나무’와 관련한 멋진 내용이 있다. 이를 먼저 소개한다.

“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워집니다.
고목古木이 명목名木인 까닭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나무와 달라서 나이를 더한다고 하여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니며 젊음이 언제나 신선함을 보증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노老가 원숙이, 소少가 신선함이 되고 안 되고는 그 연월年月을 안받침하고 있는 사색의 갈무리에 달려있다고 믿습니다.
어제의 반성과 성찰 위에서 오늘을 만들어 내고 오늘의 반성과 성찰 위에서 다시 내일을 만들어 가는 끊임없는 사색의 갈무리가 우리를 아름답게 키워주는 것입니다.”
- <처음처럼>

고목으로 존재한다는 것, 순탄치 않은 세월을 이겨내고 우뚝 서 있음을 의미한다.
나무의 삶이란 결코 수월치 아니하다. 고목으로 자라는 데는 주위의 작은 나무들이 큰 나무 때문에 성장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나무는 한곳에 머물러 있다 보니, 가지가 찢기고, 여름날의 폭풍과 비바람을 견뎌야 하며, 추운 겨울의 한파를 이겨내야 하고, 숱한 짐승들과 벌레들의 공격도 견뎌야 고목으로 성장한다. 즉 추위와 더위, 폭풍과 비바람의 매서움, 새들의 둥지 역할, 벌레들의 쪼임 등 숱한 고난을 통해 고목이 될 수 있는 법이다.
상처가 풍성할수록 고목으로 우뚝 존재할 수 있고, 뭇 생명들의 안식처가 되는 것이다. 숲속에서 더 이상 보존되지 못하고 가옥의 목재로 활용되는 경우에도 나무는 사람들의 쉼터요, 안식처를 제공해 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날부터 사람들이 고목을 예찬하고, 영혼이나 신이 있다고 하면서 고목을 숭배하는 이유는 바로 무심함 속에서 수많은 고난을 받아들이고 견뎌낸 인욕의 처절함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나무가 성목成木이 되는 과정에서 주위의 작은 나무나 풀이 자라지 못하고 사라진다. 곧 한 나무가 우뚝 성장하기 위해서는 매정함 같은, 자신에게 이율배반적인 것 같은 어설픔도 이겨내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바로 이처럼, 노년에 이른 인생도 그러하다. 중생에게 생명이 있다는 것은 고苦가 있기 마련이요, 삶 자체가 고의 연속이다. 살면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생의 승리자이다. 어떤 고난에도 묵묵히 견뎌온 보통의 우리 삶이 바로 승리한 인생이요, 성공한 인생이다. 인욕을 먹고 자란 나무가 우뚝 고목으로 존재하듯이…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직면해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 다만 그냥 세월이 아니라 고목이 모든 것을 수용하듯이 안으로 마음을 관조觀照하는 삶이어야 한다. 어느 누가 뭐라고 해도 인내와 고독을 이겨낸 그 세월, 노년의 그대는 충분히 보상받을 만하다. 나이 들었다고, 그리고 늙었다고 움츠리지 말고, 당당하게 어깨를 펴자.